제가 지금까지 만났던
고객들 중에
가장 따뜻한 마음을 지니셨고,
배려심 많은 분이 계십니다.
블로그에서 소개를 해드린 분이기도
합니다.
당분간은 정리할 일이 없으실 거라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1년 만에 다시 연락이 왔어요.
집주인이 매매를 하게 되어서
이사를 나가야 하는
상황이 되었다는군요.
이사에 따른
모든 비용을 집주인이 대주기로 했고,
정리 비용까지 받기로
약속을 하셨다네요.
같은 아파트, 같은 평수로
이사를 가는 거예요.
정리한 지 1년밖에 안되었는데
제가 다시 정리할 게 있을까
싶었답니다.
고대로 옮겨다 놓으면
되지 않을까...
이사 후에 방문을 드렸어요.
이 고객님은
몇 날 며칠이 걸리더라도
저 혼자서 다 해주시기를 원하십니다.
여러 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그중 한 가지는
고객님이 원하는 것을
하나하나 말씀하시기가
수월하기 때문이 아닌가 싶습니다.
여러 명이 투입되면
각 영역에서 컨펌을 위해
고객님을 서로 모셔가려 하기 때문에
고객님 몸이 열 개면 딱 좋을
상황이 발생하거든요.
이 고객님은 모든 결정을
느긋하게 하실 수 있게 되는 거죠.
모든 물건들을
어디다, 어떻게 놓을지도
다 결정하십니다.
정리수납전문가가 아니라
시키는 대로 일해줄 사람이 필요한 게
아닐까 싶기도 하죠^^
건강이 너무도 안 좋은 상황에서도
모든 에너지를 끌어모아
이사와 정리 현장을 진두지휘하셨답니다.
그런데
일이 너무 없을까 봐 걱정했던
이번 이사에서 오히려
다른 상황이 전개되더라고요.
평수는 같지만
구조가 달라지니까
가구배치부터 뜻대로 되지 않았던 겁니다.
드레스룸이 있던 방을 사용하다가
없는 방으로 오게 되니까
아들 옷을 어디다 넣어야 할지 몰라서
그냥 봉지째 방바닥에 두었습니다.
도저히 어떻게 해볼 수 없는 상황이라며
걱정을 하시길래
아무 걱정 마시라고 말씀드렸더니,
마법을 부려야 할 거라고
하시네요^^
마법
정리일 하면서 많이 듣는 말입니다.
시간만 허락한다면
어떤 현장이든지 정리할 자신이
있습니다^^
물건은 너무 많고
수납공간이 부족해서
고난도의 작업이 예상되더라도
정리는 됩니다.
'어떻게든 된다'라고
얘기하는 게 가장 정확할 듯요.
저의 경우,
어려운 현장일수록
처음부터 계획대로 움직이는 게 아니라
지금 당장 할 수 있는 것부터
하나하나 손을 댑니다.
큰 방향만 있는 셈이지요.
하다 보면 끝이 보이더라고요.
인생의 많은 부분에서
실패와 실수를 계속할지라도,
"정리"에서 만큼은
허둥대지 않고
몰입해서 해낼 수 있는 것 같아요.
한 분야에서 성공한 사람들은
어려서부터 그 분야를 접하면서
익숙해지는 경우가 많더라고요.
숙명처럼
그 업을 만난다고나 할까요.
그런 사람들이 부러웠는데,
생각해 보니
저도 정리의 피를 이어받아서
지금껏 이 일을 하고 있네요^^
할머니로부터 물려받은 피 말이죠.
제가 정리를 이렇게 좋아하는 이유는
오로지 할머니로부터 물려받은
유전자 덕입니다.
보고 배운 것도 아니니까요.
어쨌든
이 고객님 댁의 옷을 다 정리했고요,
주방도 1년 만에 배출할 것들이
쏟아져 나와서
다 버리고 정리를 하니,
공간이 남을 정도였고요,
침대 위치와
책장 위치를 제대로 잡아드렸고,
식탁 자리도 애매해서
거실 창가 쪽으로 빼드렸습니다.
너무나도 다정다감하신 고객님은
군대까지 다녀온 아드님이
아직도 아기로 느껴지는지
공간을 분리해야 한다는
개념이 없으셔요~
니방 내방 구분 없이
물건을 두고 쓰시는 편이에요.
그래서 이번에는
엄마방에는 엄마 물건을,
아들방에는 아들 물건을
수납해 드리려고
최대한 애썼답니다.
하지만
고객님의 요구가 분명하시고,
취향을 존중해드려야 하기 때문에
제 고집대로만 할 수는
없었습니다.
함께 고생하며 버텨온 시간들이
쌓여서 더없이 결속력이 강한
가정입니다^^
어떤 어려움이 있어도
모두가 힘을 모으면
다 이겨낼 수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이 댁에 다니면서도
사진이 없는 이유.
저 혼자 하려니 늘 정신없습니다.
사진 찍을 시간도 없습니다.
그리고
제 기준으로 봤을 때
완벽한 마무리가 안됩니다 ㅠㅠ
고객님의 요구사항과
저의 의욕이 충돌한다고나 할까요.
그럼에도
고객님이 만족하는 것이
최우선이기 때문에
고객님의 의견과 요구사항을
항상 존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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