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도 살아있을 거라고
장담할 수 있는 사람은 아무도 없는데,
우리는 살아갈 날이 무한하다는
착각을 하는 것은 아닐까.
내가 죽을 날은 언제일까.
도저히 알 수 없고,
알고 싶지 않고
상상도 되지 않는다.
죽음을 준비한다는 건 뭘까.
잘 사는 것만이
잘 죽을 수 있는 유일한 길 아닐까.
잘 사는 것에 대한 정의는
제각각일 것이다.
요즘 사람들은
부와 성공을 향해 전력질주한다.
성공한 부자들은 죽을 때
후회와 미련이 없을까.
대부분의 사람이 마지막 순간에는
더 사랑하지 못한 것을 후회하게
된다는 말을 들었다.
그럴 것 같다.
자신과 주위에 있는 사람을
사랑하며 살았던 사람은
죽음도 아름다울 것 같다.
그걸 알면서도 사랑하는 게
점점 더 어려워진다.
갑자기 돌아가신 분의 집을
정리하게 되었다.
비교적 젊은 나이의 여자였다.
남겨진 아이들이 아직 어렸다.
아이들에게는 엄마의 빈자리가 크겠지만
세상 속으로 들어가서
자기 삶을 어떻게든 살아낼 것이다.
여자는 남겨진 사람들의
추억이 될 것이다.
여자의 발자취가 어땠는가에 따라
추억의 빛깔은 달라질 것이고.
갑자기 남겨지게 된 여자의 짐은
모두 사라지고 흩어진다.
이때만을 기다렸다는 듯이
순식간에 쓸어버리듯 내보낸다.
한 사람에게 쓰임을 받던 물건들이지만
그 사람이 사라지는 순간
쓰레기 취급을 받게 된다.
내 물건들도 마찬가지다.
좋아해서, 필요해서 곁에 둔
물건들이
내가 사라지는 순간
애물단지가 되는 것이다.
아무리 좋은 물건이라 할지라도
내가 죽는 순간
값어치를 잃게 된다.
고인이 돈 들여서 사들였을 많은 물건들.
이걸 처분하는 데도 큰돈이 들었다.
남은 사람이
수고를 했고, 돈을 들였다.
쓰레기 처리비용,
청소비용,
남은 가족들의 짐정리 비용.
이 모든 과정이 아쉬움 없이
진행되었다.
고인의 영혼이 지켜봤다면
민망했을 것이다.
자신이 언제 죽을지 알았다면
집과 자신의 물건을
그 상태로 두지 않았을 것이다.
죽음을 염두에 두고 사는 게
필요할 때도 있다.
머문 자리가 아름다워야 하는 건
화장실만이 아니다.
내가 살았던 자리도 아름다워야 한다.
언제 떠날지 알 수 없는 삶이니
오늘이 마지막인 듯
내가 머문 자리를 정리 정돈해야겠다.
나의 흔적을 점검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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