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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삶의 흔적들

정리수납

by 정리 dreamer 2024. 10. 8. 22: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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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일도 살아있을 거라고 

장담할 수 있는 사람은 아무도 없는데,

우리는 살아갈 날이 무한하다는

착각을 하는 것은 아닐까.

 

내가 죽을 날은 언제일까.

도저히 알 수 없고,

알고 싶지 않고

상상도 되지 않는다.

 

죽음을 준비한다는 건 뭘까.

잘 사는 것만이 

잘 죽을 수 있는 유일한 길 아닐까.

잘 사는 것에 대한 정의는 

제각각일 것이다.

요즘 사람들은 

부와 성공을 향해 전력질주한다.

성공한 부자들은 죽을 때

후회와 미련이 없을까.

 

대부분의 사람이 마지막 순간에는

더 사랑하지 못한 것을 후회하게 

된다는 말을 들었다.

그럴 것 같다.

자신과 주위에 있는 사람을

사랑하며 살았던 사람은

죽음도 아름다울 것 같다.

그걸 알면서도 사랑하는 게 

점점 더 어려워진다.

 

갑자기 돌아가신 분의 집을 

정리하게 되었다.

비교적 젊은 나이의 여자였다.

남겨진 아이들이 아직 어렸다.

 

아이들에게는 엄마의 빈자리가 크겠지만

세상 속으로 들어가서

자기 삶을 어떻게든 살아낼 것이다.

여자는 남겨진 사람들의

추억이 될 것이다.

여자의 발자취가 어땠는가에 따라

추억의 빛깔은 달라질 것이고.

 

갑자기 남겨지게 된 여자의 짐은 

모두 사라지고 흩어진다.

이때만을 기다렸다는 듯이

순식간에 쓸어버리듯 내보낸다.

한 사람에게 쓰임을 받던 물건들이지만

그 사람이 사라지는 순간

쓰레기 취급을 받게 된다.

 

내 물건들도 마찬가지다.

좋아해서, 필요해서 곁에 둔 

물건들이

내가 사라지는 순간

애물단지가 되는 것이다.

아무리 좋은 물건이라 할지라도

내가 죽는 순간 

값어치를 잃게 된다.

 

고인이 돈 들여서 사들였을 많은 물건들.

이걸 처분하는 데도 큰돈이 들었다.

남은 사람이

수고를 했고, 돈을 들였다.

쓰레기 처리비용,

청소비용, 

남은 가족들의 짐정리 비용.

이 모든 과정이 아쉬움 없이

진행되었다.

고인의 영혼이 지켜봤다면 

민망했을 것이다.

자신이 언제 죽을지 알았다면

집과 자신의 물건을 

그 상태로 두지 않았을 것이다.

죽음을 염두에 두고 사는 게

필요할 때도 있다.

머문 자리가 아름다워야 하는 건

화장실만이 아니다.

내가 살았던 자리도 아름다워야 한다.

언제 떠날지 알 수 없는 삶이니

오늘이 마지막인 듯

내가 머문 자리를 정리 정돈해야겠다.

나의 흔적을 점검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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