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자 사는 남자 고객님이
이사 후에 정리를 의뢰하셨습니다.
2년 전에도 서비스를 받았던 고객입니다.
1인 가구라 해도
짐의 양은 천차만별인 듯싶어요.
이 댁은 짐이 많아서
여섯 명이 들어갔는데,
시간이 모자라
두 시간 연장을 했습니다.
그동안 짐이 더 늘었나 봅니다...
모든 영역의 물건이
골고루 다 많습니다.
방 하나에 행거 설치하고
드레스룸으로 사용합니다.
침실에 옷장이 따로 있고요.
드레스룸과 옷장이
옷으로 가득 찼으니,
남자치고는 옷이 많은 편이지요.
현관 옆의 방에는
골프백을 비롯하여
골프용품, 취미용품을 넣었는데
방 하나가 가득 찹니다.
오래전부터
이사 다닐 때마다 끌고 다녔던 많은 책을
오늘은 배출을 하셨습니다.
저도 책을 좋아해서 많이 모았었는데,
지금은 다 내려놓고
다시 읽을 것 같은 책만
약간 남겨놓았습니다.
좋아하는 책으로 채워진
작은 책장이
훨씬 더 만족스럽더라고요.
옷장도 똑같아요.
안 입을 옷으로 채워진 옷장이
무슨 소용인가요.
입기는 싫지만 버리기 아까워서
걸어놓은 옷들이 얼마나 많은가요.
제 동생은 꽃다운 나이에 하늘나라로 갔습니다.
얼굴도 마음도 예뻤고
뭘 입어도 예쁜 아이였지요.
그 아이가 남겨놓은 많은 옷들을
다 태웠습니다.
우리에게 '내일'이 올까요?
그건 알 수 없지만
'오늘'만큼은
확실히 잡을 수 있지요.
오늘을 잘 살아내는 것만이
의미 있는 삶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수많은 오늘이 모여
인생이 되니까요.
언젠가는 입을지도 몰라서
못 버리는 옷들 때문에
오늘을 엉망으로 만들지 말라고
말씀드리고 싶어요.
사용하지도 않을 물건들로
점령당한 집을 보면
많이 안타까워요ㅠㅠ
물건에 대한 저의 좌우명은
‘살아가는데 필요한 물건은
생각보다 적다.’입니다.
전에는
이게 있으면 이럴 때 좋겠다,
이런 생각을 했다면
요즘에는
이게 꼭 필요한가?
없어도 큰일 나는 건 아니잖아,
이렇게 생각합니다.
그래도 여전히
제가 지닌 물건이 많게 느껴진답니다.
어찌 되었든
오늘의 고객님께서
읽지 않는 책을 배출하셨지요.
그에 딸린 먼지도 같이 나갔고요 ^^
작업하는 내내 같이 계셨다면
더 완벽한 정리가 되었겠지만,
신경 쓰기 싫다는 이유로
외출을 해버리셨답니다.
저희가 알아서 정리를 하고
꼭 필요한 것만 전화로 물어보면서
진행했습니다.
그 많은 물건들이
다 필요한 것도 아니고
그다지 애착이 있는 것도 아니지만
혹시 나중에 필요할지 몰라서
일단 쌓아놓는다,,, 이런 느낌이 드네요.
주방은
다행히 유통기한, 소비기한이
적혀있는 물건들이 많습니다.
날짜 지난 것만 빼도
정리하기가 훨씬 수월해집니다.
다행히
수납공간이 충분하네요.
사놓고는 미처 챙겨 먹지 못하고,
뭐가 얼마큼 있는지 모르니까
또 사 오고.
이런 과정의 반복이었지 싶더라고요.
먹을 수 있는 것만 모아놓으니
큰 가방으로 두 개입니다.
배출한 것은 이것보다 더 많았고요.
원래는 간식도 수납바구니에
예쁘게 담아드리는데,
이 댁은 이렇게만 모아놓는 게
더 나을 것 같았어요.
보기 좋게 정리하는 게
아무 의미가 없을 때도 있더라고요.
저희는 정리된 상태를
고객님들이 어느 정도는
유지할 거라고 믿으면서
정리한다고 생각하는데요,
이 고객님은
식품과 간식만큼은
정리된 상태를 유지하지 못하실 것 같더라고요.
다른 물건들과 뒤섞이지 않고
식품자리, 간식자리만 잘 지켜도
성공입니다.
식품은 바구니에 잘 담아서
수납해 드렸습니다만
사진은 못 건졌네요 ㅜㅜ
가끔 사용하는 물건은 코너 안쪽에.
개봉 안 한 새 상품은 위쪽에.
자주 사용하는 물건은
손 닿기 좋은 위치에.
청소용 세제가 많아서
아래쪽에 모아뒀어요.
커피, 차도 종류별로 다양하네요.
정수기와 전기포트에서 가깝고
공간도 넉넉한 곳에
자리를 잡아줍니다.
텀블러, 물병도
바구니에 모아서
정수기와 가깝고, 꺼내기도 쉬운 곳에
수납합니다.
어머니의 유품인 그릇이 한 박스
보관 중이었습니다.
마땅한 자리가 있어서
예쁘게 진열해 보았습니다.
필요하면 사용도 하시라고.
술과 음료를 수납하는 장인데,
불가피하게
복용약 수납하는데 한 칸을 사용했습니다.
3단으로 된 트레이가 있는데
기타 의료용품, 의약품만으로도 가득 찼고
복용약도 양이 너무 많아서
따로 자리를 만들어야 했거든요.
의약품 역시 반은 정리해서 배출하고
남은 게 이만큼이었답니다.
일일이 날짜 확인하고
분류해서 정리하다 보니 의약품 정리에
시간이 많이 들었어요...
유리문 안쪽에는
글라스잔들을 수납했어요.
장식 효과도 있고요.
싱크대 상부장 중에서도
편하게 손 닿는 자리에는
자주 사용하는 식기 위주로
수납하지만,
이 댁은 거하게 살림할 것 같지 않아서,
글라스잔들에게 좋은 자리를
내줬습니다~^^
정리하기 바빠서
사진을 거의 못 찍었습니다@_@
고객님이 함께 계시면서 배출만 더 했다면
얼마나 좋았을까요.
더욱 쾌적한 공간으로 변신했을 텐데
말이죠.
다음을 기약해 봅니다!!!
서울, 경기북부, 인천
정리해드림
010. 7221. 38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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