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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수 줄여 이사 가는 집 정리

정리수납

by 정리 dreamer 2024. 2. 1. 0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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맞벌이 부부.
어린 아들은 친정엄마가 돌봐준다.
고민 끝에 엄마네 집 근처로
이사를 결정한다.
그런데 마땅한 집이 없다.
20평대 아파트를 겨우 구했다.
그마저도 한 달을 기다렸다가
들어가야 한다.
짐은 이사 업체에 보관하고,
시댁에서 한 달 지내기로 한다.
 
30평대에 살다가 20평대에서
어떻게 살지 걱정이다.
이 짐들을 어떻게 한단 말인가.
이사가 처음이라서 더 막막하다.
해결 방법은 모르겠고 걱정만 된다.
 
그래서 만나게 된 고객이다.
 
보통은 이사한 후에 정리하면서
필요 없는 물건을 배출하지만,
이 고객의 경우에는
미리 배출하는 게 나아 보였다.
이삿짐을 보관해야 하는데,
쓰레기까지 돈 내고 보관할 필요는
없지 않은가.

그보다도 고객이 걱정을 너무 많이
하는 바람에 안심을 시켜드려야 했다.
20평대 규모에 맞는 살림만 단출하게 남겨놓으면 안심을 할 것 같았다.
 
세 식구가 살기에
20평대는 부족하지 않다고 생각한다.
특히 아이가 어릴 때는 오히려 좁은 집이 심리적 안정감을 줄 것 같다.
청소와 정리가 잘 된
쾌적한 환경이라면 말이다.
 
10여 년 전이었다.
필요 이상으로 넓은 집에 살 필요가 없다는 생각을 하게 됐고,
살림과 소비의 규모를 대폭 줄이기로 다짐했다. 그리고 행동으로 옮겼다.

작은집, 작은 냉장고, 적은 옷,
적은 물건으로 생활하고
신용카드를 없앴더니 소비가 줄었고,
월급이 남았다.
비로소 저축이 가능한 삶이 시작되었다.

쓸데없이 넓었던 2층짜리 전원주택보다 아늑해서 좋았다.
동굴에서 살아본 적도 없으면서
‘동굴 같은 아늑함’을 느꼈다.
 
앞에 마당만 있으면
더 바랄 게 없을 것 같았다.
(나는 정원과 텃밭을 너무나도
좋아한다.)

21평에서 5년을 살다가
연년생 아들, 딸이 고등학교를 졸업하기
시작할 때 30평대로 이사 갔다.

화장실이 하나여서 불편한 것은
극복하기 어려웠기 때문이다.
처음부터 화장실이 하나인 집에서 살았다면 그런 불편함에도 적응하지 않을까 싶다.

 ***

온 집안의 필요 없는 물건을 배출하고,
남은 물건은 분류해서
모아놓는 작업까지 하기로 했다.
책, 옷, 신발, 주방용품, 가구 등
필요 없는 물건을 골라냈다.
넓은 현관에 가득 찰 만큼
배출할 물건들이 쌓였다.
 
책과 옷은 판매하고,
기부할 옷은 따로 담아놓고,
쓰레기는 배출한다.
여기저기 흩어져 있는 물건들은
분류해서 담아 놓는다.

사진 액자도 너무 여러 개면
인테리어 효과는커녕 지저분하기만 하다.
몇 개만 놓기로 하고
나머지는 사진만 빼서 보관한다.

서랍마다 잡동사니들이 섞여 있다.
언제부터 들어가 있었는지
기억에도 없는 것들이 대부분이다.
웬만한 것은 종량제봉투로 들어간다.
서랍을 비우니
사용하는 물건들이 비로소 제자리를 찾는다.

부부의 옷은 장롱과
5단 서랍장 하나에 다 수납해야 한다.
그만큼만 남기기로 한다.
베란다 붙박이장, 행거 하나에
가득 걸려있던 옷들을 줄여야 한다.
 
최소한의 인원이 두 명이라고 생각해서 들어갔고, 이사 후에도
두 명이 작업하기로 했다.
일은 잘 진행되었다.

고객이 배출을 많이, 잘할수록
정리의 효과는 커진다.
정리하기도 수월하고,
해 놓고 나도 보기 좋으며,
정리된 상태를 유지하기에도 편하다.

생각보다 살림살이가
많지 않아서 다행이다.
배출도 잘하시니
문제 될 것은 없어 보인다.
그러나 고객은 여전히 걱정이 많았다.
걱정은 이사 후에 정리가
마무리되어야 멈출 것이다.
지금은 완벽하게 마무리할 필요가 없다.
 
한 달여가 지났고, 드디어 이사를 했다.
꽤 오래된 아파트였다.
그래서 심란해하셨던 것일까.

어쨌든 정리는 시작되었다.


지난번에 미처 들여다보지 못했던
곳에서 배출할 물건들이 많이 나왔다.
특히 안방 화장실은
들어가 보지도 못했었는데,
생각보다 많은 물건이 있었나 보다.
오래되고 사용하지 않을 것들은 배출했고,
새 제품들은 상자에 담아
세탁실 선반에 올려두었다.
화장실에는 꼭 있어야 할 물건들만
수납했다.
필요 없어진 수납도구들도 배출했다.
물건이 들어오는 만큼 내보내야
깔끔함이 유지된다.
 

화장실 정리 전

화장실 정리 후


책꽂이는 특이하게도 세 개로 분리가 된다. 이사 전에는 합체된 상태로 사용했었는데, 지금은 공간이 허락지 않아 부득이하게
한쪽을 분리해야 한다.
나중에 다른 집으로 이사 가서
사용할 수도 있으니 버릴 수는 없다.
마땅히 둘 데가 없다.


책꽂이 정리 전. (이사 전)

분리된 책꽂이 한 쪽 (이사 후)

책꽂이 정리 후. 아이방에는 침대가 들어와야해서 거실로 옮겼다.


그런데 주방 창문 밑에는
수납장이 하나 필요하다.
분리한 책꽂이를 옆으로 뉘어서
수납장으로 사용하기로 한다.
예쁜 수납장에 비할 바는 아니지만,
적당히 활용할 수 있어서 다행이다.


주방 정리 후
처치 곤란이던 책꽂이를 수납장으로 활용.


 
옷을 조금 더 뺐다면 좋았을 것이다.
억지로 집어넣기는 했지만,
너무 가득 걸려있으면 사용하기 불편하다. 적당한 만큼의 옷이란 얼마만큼일까.
주어진 공간에 들어갈 만큼이
내게 허락된 옷의 양이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수많은 옷들을
옷장과 드레스룸 가득 채워 넣는다.
그 많은 옷을 다 입을 거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옷으로 가득한 옷장에서 입을 옷을 찾아내는 일은 생각보다 피곤하다.
입을 옷이 없다고 느낄 확률이 높다.
안 입는 옷의 비율이 높기 때문이다.
실제로 입는 옷은 최근에 산 몇 벌일 것이다.
안 입을 옷 100벌을 갖고 있어도
옷이 없다고 느낄 것이고,
정말 좋아하고 잘 입는 옷이라면
30벌만 있어도 충분하다고 느낄 것이다.
옷 고르는 수고도 덜 수 있고,
집안에 먼지 쌓일 걱정도 덜해진다.


옷장 정리 후


 
거실 소파와 아이 방 침대가 들어오고 나면
좀 더 안정적인 느낌이 들 것 같다.
평수를 줄여 이사해도
사람 사는데 꼭 필요한 물건 놓을 자리는
있기 마련이다.

갖고 싶은 물건이 있더라도
내 공간의 상황을 고려하는 것을
우선으로 하면,
생활에 불편을 주는 선택을
하지 않으리라 생각한다.

좁은 공간을 정리할 때마다
법정스님을 떠올린다.
이미 적은 물건으로 살고 있으면서도
무소유를 추구하는 사람들이 많다.

나 역시 내 공간이 허락하는 만큼의
물건을 누리고 살고 있지만,
마음만큼은 무소유를 향한다.
없으면 안 되는 물건이 많지 않기를.
없으면 안 되는 사람이 없기를.
물건과 사람에 대한 집착에서
벗어나기를.


아이방. 침대가 들어올 예정이다.

아이방 붙박이장

안방

베란다 수납장



010  7221  3827

서울, 인천, 경기

정리해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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