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많은 고객님들을
어떻게 기억할까요...
제가 사람 얼굴은
정말 잘 기억했는데,
이제는 장담할 수 없습니다.
번호를 저장할 때,
스토리텔링이 있으면 그나마
기억될 가능성이 커집니다.
'삼겹살 구워주신 고객님'은
세번째 만난 날,
점심에 삼겹살을 구워주셨어요.
어떻게든
잘 먹이겠다는 마음이
전해졌죠.
처음과 두번째 만났을 때에는
옷정리만 했군요...
지금,,, 기억이 새록새록 나네요.
시간이 많이 흐르고,
세번째 부르셨을 때는
정리도 하기는 했는데
배출하는 작업이 훨씬 더 많았습니다.
바로 이때
삼겹살을 구워주셨죠.
옷정리할 때는 서로 정신이 없었는데,
세번째는
서로 익숙하고 편한 분위기에서
작업할 수 있었죠.
몸 아픈 기색이 드러나기 시작한 때이기도 했어요.
그동안 억척스럽게 돈벌어서
자식들 뒷바라지 하느라 고생만 하시다가,
아들 딸 다 크고
할 일 거의 다 마칠 때쯤 되니
심신이 주저앉은 모양입니다 ㅜㅜ
그동안 돌보지 못했던 살림들,
구석구석 쌓아놨던 짐들이
그제야 눈에 들어왔겠죠.
이틀동안 배출을 엄청나게 했네요.
그러고나서 한참 뒤에
이사를 가시게 되어,
이사후 정리를 해드리러 갔습니다.
건강이 더 안좋아지셔서
안타까웠습니다.
무리하면 안되기에
저희에게 도움을 요청하신거였고요.
다녀오고 나서도 늘 생각이 나고,
지나가다 들른 척,
한 번 가보고 싶기도 했는데
마음 뿐이지
바쁘게 살다보니 시간만 흐르더군요.
그러던 어느날,
그분에게서 또 연락이 왔습니다.
다시 부를 일이 없을 거라 생각했는데,
얼마나 반가웠는지 모릅니다 ^^
반가움도 잠시..
목소리에 힘이 하나도 없습니다.
더 안좋아지셨다네요.
코로나 백신 부작용까지
엄청나게 겪느라
더 힘들어지셨다고..
그나저나
큰딸 사는 동네로 이사가게 되었다네요.
다른 사람 데려오지 말고
혼자 와서
일 끝날때까지 해달라고 하십니다.
마침, 시간이 있을 때여서
흔쾌히 응할 수 있었습니다.
3일 동안 가서
짐들을 또 덜어내고 덜어냈습니다.
정말 필요한 것만 남기고,
몽땅, 모두, 전부
배출, 나눔 하셨어요.
남긴 것들은
이사가기 편하시도록 정리해뒀죠.
그럴수록 홀가분해 하시는 고객님.
처음 방문했을 때와
지금의 상태가
얼마나 다르던지요.
이렇게 살 수도 있었던 것을,
그 엄청난 물건들을
쌓아놓고 살았던 것이죠.
3일동안 작업하고나서
이사 후에
다시 정리.
이때는
정말 간단하게 끝나네요^^
홀가분함이란 이런 것!!!
아직 안온 짐이 있어서,
그것들이 옮겨지는 날
완전한 마무리를 하기로 하고
일단 철수했습니다.
여름으로 접어드는 어느 날.
연락을 주셔서 달려갔습니다.
가는 길에
고객님 드리려고
예쁜 장미꽃을 샀어요.
제가 드릴 수 있는게 너무 적어서
죄송한 마음이 드는 고객님이신거든요.
일은 많지 않았습니다.
저에게 누적된 피로가 있었는데,
그걸 눈치채시고
다른 핑계를 대면서
일찍 보내주시기까지 했어요😂
10번 정도 다녀왔네요.
제일 많이 만난 고객입니다.
정이 느껴지는건 횟수 때문은
아닐겁니다.
그렇게 많이 다녀왔어도
사진은 없습니다.
제가 평소에도 사진을 잘 찍지 않아서
기록으로 남겨진 게 거의 없습니다.
이제야 해보려고
노력은 하고 있습니다 ^^
터키 여행에서 사오신
팔찌를 선물로 주셨어요.
그분의 정겨움, 배려심, 따뜻한 미소와 함께
늘 간직하려 합니다.
건강하시고,
꼭 행복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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